디지털 자산 패권 경쟁 속, 전략적 대응이 시급하다
스테이블코인을 둘러싼 글로벌 패권 경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대한민국의 디지털 금융 주권 확보를 위한 전략적 접근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4월 2일, 국회에서 열린 ‘디지털 자산 패권 경쟁과 대한민국의 전략’ 토론회에서는 스테이블코인 규제, 디지털 금융 경쟁력, 통화 주권 확보를 둘러싼 핵심 쟁점들이 집중 조명됐다.
스테이블코인, 달러가 지배하는 시대… 우리는 준비되어 있는가?
이날 발표에 나선 이종섭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는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현주소를 명확히 짚었다.
“명목화폐 담보형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달러 점유율은 80% 이상입니다. 이제는 스마트폰과 인터넷만 있으면 누구나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직접 구매하는 시대입니다.”
그는 특히 기존 국제 결제 시스템(비자·마스터카드 등)이 가진 높은 수수료 구조와 비교할 때, 스테이블코인은 훨씬 더 효율적이고 접근성이 뛰어난 대안이라 강조했다.
“정부의 외환 통제가 없다면, 스테이블코인은 이중 수수료 부담을 줄이고 국제 결제 수단으로 급부상할 것입니다.”
한국의 경쟁력은 어디쯤일까?
**체이널리시스의 ‘2023 국가별 암호화폐 도입지수’**에 따르면, 한국은 전체 19위, 디파이(DeFi) 부문에서는 33위에 그쳤다.
이는 한국이 여전히 중앙화 거래소 중심의 소비자 거래에 치중하고 있으며,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금융 생태계에서는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냉정한 현실을 반영한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통화도 바꾼다? 디지털 유동성 혁명
이 교수는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지급결제와 자산 유동화, 즉각적 거래 체결 등에서 전통 금융과 전혀 다른 패러다임의 혁신이 진행 중이라 강조했다.
“달러와 토큰화 자산의 실시간 교환이 가능해지는 시대에, 스테이블코인은 기존 플랫폼 기업처럼 디지털 기축통화로 자리 잡을 수 있습니다.”
또한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단순한 국내 결제 수단으로만 볼 것인지,
혹은 글로벌 디지털 금융 진출의 교두보로 삼을 것인지에 대한 국가 전략적 결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법·제도적 정비는 필수… 통화·외환 질서 혼란 대비해야
류경은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부교수는 **“스테이블코인이 전자금융거래법, 외국환거래법 등과 충돌할 수 있다”**며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글로벌 스테이블코인의 확산은 기존 통화 주권을 위협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법률 체계 내에서 디지털 자산을 어떻게 정의하고 관리할 것인지에 대한 정교한 정립이 시급합니다.”
즉, 스테이블코인의 확산은 단순한 기술적 현상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외환 질서, 통화 정책, 금융주권 전반을 재설계해야 할 문제임을 의미한다.
디지털 패권은 곧 국가 안보의 문제다
김상배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정학적 맥락에서의 디지털 전략을 강조했다.
“미·중 패권 경쟁이 디지털 자산 영역까지 확대되고 있는 지금,
디지털 통화·디지털 자산 주권은 국가 전략의 새로운 중심축으로 부상했습니다.
**디지털 책략(Digital Statecraft)**이라는 개념으로 접근할 시점입니다.”
이제는 디지털 금융 생태계에서 뒤처지는 것이 곧 외교·안보의 약점으로 연결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정리: 지금은 스테이블코인을 ‘선택’이 아닌 ‘전략’으로 바라봐야 할 때
-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이미 글로벌 기축자산으로서 기능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 대한민국의 디지털 자산 전략은 여전히 후발 주자 수준에 머물고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역할 재정의: 국내 전용이 아닌, 글로벌 유통을 염두에 둔 설계
- 통화·외환법 체계와의 정합성 확보: 법적 공백 해소 및 제도적 보호장치 마련
- 디지털 금융·외교 전략 통합 프레임워크 구축: 기술과 외교, 경제 안보의 연계 전략 수립
“스테이블코인은 단순한 코인이 아닙니다.
이는 곧, 국가의 통화, 금융, 기술, 외교 전략의 미래를 결정짓는 디지털 화폐 전쟁의 핵심입니다.”
이제는 대한민국도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기회는 지금, 대응은 전략이어야 합니다.